4월 선교편지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폴란드에서 문안드립니다. 성도님들의 귀한 기도와 섬김에 힘입어, 저희는 주님께서 맡겨주신 폴란드 땅에서의 사역들을 은혜 가운데 감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희 삶과 사역 가운데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 진행 중인 사역들과 개인적인 소식, 그리고 품게 된 비전을 나누며 성도님들의 신실한 중보 기도를 요청드립니다.
     
우크라이나 군목 바실리 목사님 부부와의 귀한 교제
최근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 가운데 특별한 만남의 은혜를 누렸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서 20여 년간 복무하시고 지금은 군목으로 주님을 섬기시는 바실리 기미치 목사님 부부와 교제하게 된 것입니다. 이 만남은 바르샤바 한인교회 목사님이 안식월로 빈 3개월간 목회하기 위해 오신, 과거 군종장교로 사역하시고 20여년간 민간목회를 하셨던 원로 목사님과 바실리 목사님의 30년 전 세계 군 선교 대회에서의 인연을 통해 주님께서 예비하신 것이었습니다. 원로목사님의 초대로 바르샤바로 초청되신 바실리 목사님 부부를 2박 3일간 섬기며 영적인 교제를 나누는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전쟁 중인 군 선교 현장의 생생한 간증을 한인 교회 성도들과 함께 나누셨습니다. 특히 사모님의 "포탄 소리가 없는 폴란드 거리를 걸으니 아주 잠깐이었지만 참된 평강이 무엇인지 느꼈습니다"라는 고백은 저희 마음에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그 고백을 통해 전쟁의 참상 속에서 신음하는 우크라이나 영혼들의 간절함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짧은 교제였지만, 저희는 전쟁이 끝나고 주님께서 자유를 허락하실 우크라이나 땅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때는 폐허 속에서 시작될 하나님 나라의 회복과 치유 사역에 함께 동역하자고 믿음 안에서 다짐했습니다. 이 귀한 만남을 예비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목사님의 사역과 영육의 강건함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폴란드 거주 우크라이나 목회자 작은 모임 태동
얼마 전, 폴란드 땅에서 사역하시는 우크라이나 목회자들의 첫 모임에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이라는 예기치 못한 환난 속에서 낯선 타국 땅에 부르심을 받은 목회자들이 함께 마음을 나누며 기도하는 귀한 자리였습니다. 모임에서는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디아스포라를 어떻게 말씀으로 섬겨야 할지, 특히 현지 문화에 익숙해지는 자녀 세대에게 어떻게 신앙을 계승할 것인지 중요한 나눔이 있었습니다. 또한 개신교 복음화율이 낮은 폴란드 교회와의 건강한 동역 관계 설정 및 연합 사역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나누었습니다. 목회자들은 타국에서의 고된 사역, 성도 돌봄의 무게, 자녀 양육의 어려움, 문화 적응의 고충 등 복합적인 목회적 부담감을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이러한 십자가를 홀로 지지 않고, 함께 지혜를 구하며 기도로 길을 찾아야 한다는 데 모두 마음을 같이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기적으로 함께 모여 서로를 위해 중보하고 격려하는 기도 모임을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더 나아가 구체적인 사역 방향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목회 사역 포럼'을 세우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 포럼이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교회들이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은혜의 장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모임과 포럼 위에 성령님의 기름 부으심이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우크라이나 목회자 회복 프로그램을 위한 기도
저희 한국 선교사들은 종종 후원 교회의 배려로 영성 수련회나 안식월을 통해 회복과 재충전의 기회를 얻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만나는 우크라이나 목회자들은 전쟁 트라우마와 고된 사역의 무게 속에서도 영적인 쉼과 회복의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고 계십니다. 그분들의 지친 영혼과 삶의 고백을 들을 때마다, 이분들에게도 주님의 위로와 영적 재충전의 시간이 절실함을 깊이 느낍니다. 이 영혼들의 필요를 외면할 수 없어, 제 마음에 이분들을 섬겨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을 주셨습니다. 비록 작은 시작일지라도, 지친 우크라이나 목회자들을 위해 실제적인 쉼과 영적 회복의 시간을 마련해 드리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생겼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이 일을 어떻게 주님의 지혜로 시작해야 할지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구하고 있습니다. 이 거룩한 부담감이 하나님의 선하신 뜻 안에서 아름다운 섬김으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이 사역을 감당할 영적인 지혜와 필요한 은사, 재정이 채워지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무엇보다 지쳐있는 우크라이나 목회자들이 주님의 깊은 위로와 만지심 속에서 독수리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은 새 힘을 얻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우크라이나 난민센터 미용 봉사 (복음 전도의 통로)
저희는 전쟁 피난민 어르신들이 거주하시는, 외부인의 접근이 통제된 난민 센터를 섬기고 있습니다. 그곳 어르신들께 실제적인 도움과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하나님께서는 정선교사에 허락하신 달란트인 '미용 봉사'라는 지혜로운 전도의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이 실질적인 섬김을 통해 센터 안으로 들어가 영혼들에게 다가갈 귀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외모를 가꾸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과 위로, 영생의 소망이 담긴 복음을 들고 그분들께 나아갑니다. 한 영혼 한 영혼 주님의 마음으로 정성껏 머리를 만져드리며, 그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따뜻한 교제와 공감을 통해 고향 잃은 슬픔과 외로움에 지친 심령을 위로하며 십자가의 사랑을 전합니다. 머리 손질 후에는 조용히 손을 잡고 영육의 건강과 평안, 그리고 무엇보다 영혼의 구원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 작은 섬김이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소중한 통로가 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이 귀한 통로를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어르신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간절히 중보해 주십시오.
     
우크라이나 다음 세대를 위한 한글 교실 사역
폴란드 땅에는 전쟁의 참화를 피해 온 우크라이나 다음 세대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영적인 방황과 상실감 속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들에게 다가가 주님의 위로와 참된 소망을 전하고자 기도하던 중 한글 교실이라는 사역의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아이들을 복음의 접촉점으로 이끄는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더 깊은 소망은 이 한글 교실이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생명의 복음을 나누는 은혜의 통로가 되는 것입니다. 수업과 신뢰 관계 속에서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전쟁 트라우마와 이별의 아픔을 겪은 영혼들에게 주님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며 그리스도 안에 있는 참 평안과 소망을 나누려 힘씁니다. 아이들은 한글을 배우며 잠시나마 기쁨을 얻고, 저희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안에서 상처 입은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청소년들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살아계신 하나님 안에서 거룩한 꿈과 비전을 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한글 교실이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는 좋은 밭이 되어, 아이들이 믿음의 거목으로 자라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루블린 '하나님의 빛' 교회와 이고르 목사님과의 교제
루블린에 세워진 '하나님의 빛' 우크라이나 교회에서 주일 강단에서 설교문 번역에 미흡함이 있었으나, 성도님들의 사랑과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은혜 가운데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예배 후에는 교회를 섬기시는 이고르 목사님과 깊은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목사님은 생계를 위한 부업과 함께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열정적으로 섬기고 계십니다. 교회에 젊은 영혼들이 많이 모이는 부흥의 역사가 있는 반면, 재정적으로는 큰 어려움 가운데 있다고 합니다. 특히 매달 감당해야 하는 교회 건물 임대료가 현실적으로 가장 무거운 십자가라고 토로했습니다. 지속적인 재정 압박 속에서 목회적 탈진의 위험에 있음을 고백하실 때 저희 부부의 마음도 함께 아팠습니다. 저희는 목사님 부부를 주님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주님께서 새 힘과 지혜를 주시고 교회의 모든 필요를 공급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이고르 목사님과 '하나님의 빛' 교회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실 것을 믿음으로 선포합니다. 목사님의 영육 강건함과 교회의 필요, 특히 재정적 공급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5월 미국 방문 및 가족과의 만남 계획
개인적인 소식과 함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부부는 다가오는 5월, 주님의 인도하심 따라 잠시 미국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주된 목적은 칼빈 대학에서 간호학 과정을 은혜로 마친 딸 주희의 졸업 예배에 참석하는 것입니다. 학업을 마치고 주님의 부르심 따라 나아갈 딸의 앞날을 축복하는 자리입니다. 또한 이번 방문은 미국에 있는 아들 주찬이를 9년 만에 만나게 되는, 저희 가정에 정말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저희 온 가족 네 사람이 9년이라는 긴 세월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졸업식 후 몇 주간 아이들과 함께 머물며 주 안에서 교제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려 합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동안 사역을 우선하며 자녀들에게 아버지로서의 사랑과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주님 앞에 회개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만큼은 사랑으로 빚진 자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안전한 여정과 주 안에서 하나 되는 복된 가족 교제를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 기도 제목 >
우크라이나 평화와 군인 선교: 전쟁터에서 복음을 전하는 바실리 목사님의 영육 강건함과 안전, 사역의 열매를 위해. 우크라이나 땅에 속히 주님의 평화가 임하고 전쟁이 종식되며, 영적 회복과 재건의 역사가 일어나도록.
우크라이나 목회자 작은 포럼: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목회자들이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주님의 지혜로 사역의 방향을 설정하도록. 시작될 기도 모임과 사역 포럼 위에 성령님의 강력한 임재와 인도하심이 있도록. 폴란드 교회와의 아름다운 동역이 이루어지도록.
우크라이나 목회자 회복 프로그램: 목회자들을 섬기고자 하는 거룩한 부담감이 주님의 뜻 안에서 구체적인 사역으로 열매 맺도록.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영적 지혜와 인적, 물적 자원을 주님께서 공급해주시도록. 지친 목회자들이 주님 안에서 참된 안식과 새 힘을 얻도록.
한글 교실 사역: 한글 교실이 우크라이나 다음 세대에게 복음과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도록. 아이들이 전쟁의 상처를 치유받고 예수님 안에서 참된 소망과 비전을 발견하도록. 섬기는 사역팀에게 성령의 지혜와 사랑, 인내를 부어주시도록.
미용 봉사 사역: 난민 센터 어르신들에게 지속적으로 다가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문이 활짝 열리도록. 어르신들의 마음 밭이 기경되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도록. 정선교사에게 주님의 마음과 지혜, 건강을 더하시도록.
루블린 '하나님의 빛' 교회: 이고르 목사님이 영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강건하며 목회적 소명을 기쁨으로 감당하도록. 교회의 재정적 어려움, 특히 임대료 문제가 주님의 신실한 공급하심으로 해결되도록. 교회 내 젊은 세대들이 말씀과 기도로 굳건히 서 가는 주님의 제자로 세워지도록.
가족 미국 방문: 미국 방문 여정을 주님께서 안전하게 지켜주시도록. 9년 만에 함께하는 가족 교제가 성령 안에서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며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는 복된 시간이 되도록. 자녀(주희, 주찬)의 앞날을 주님께서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해주시도록.
선교사 가정: 저희 가정이 늘 성령 충만하여 영육 간에 강건하며, 주님께서 맡겨주신 모든 사역을 믿음과 지혜로 감당하고, 복음의 통로로 귀하게 쓰임 받도록.
목사님과 성도님들의 기도는 저희에게 가장 큰 힘과 위로가 됩니다. 늘 함께 중보해주심에 깊이 감사드리며, 성도님들의 삶과 섬김 위에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풍성한 은혜와 평강이 넘치시기를 축복합니다.
     
2025년 4월 폴란드에서
이경옥 정선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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