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우크라이나 선교소식_슬라바 보그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폴란드에서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평안히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간 저희 부부에게 참으로 특별하고 감사한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 소식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미국에서의 감격스러운 만남 


지난 5월, 저희는 오랜만에 미국을 방문하여 사랑하는 아이들과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엇보다 감격스러웠던 건 딸의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4년간의 노력 끝에 졸업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무엇보다 감사하고 믿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또한 대견하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아들과의 만남은 오랫만에 이루어진 꿈같은 순간이었습니다. 그간 여러 나라 사역으로 언어의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인도의 고등학교 언어인 영어로 대학공부를 위해 영어권으로 갔고, 그사이 졸업과 취업 등 많은 일들이 있었죠. 사역에 바쁘다는 핑계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드디어 다시 마주하니 부모로서 말할 수 없는 감격이 밀려왔습니다. 

선교지에서 태어나 한국 대학 과정 진학이 어려웠던 아이들을 위해 미국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지난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긴 시간 동안 낯선 땅에서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잘 성장시켜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때로는 힘들게 생활했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부모로서 더 지원해주지 못했던 미안함이 가득했지만, 감사하게도 두 아이 모두 곁길로 새지 않고 잘 졸업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두 자녀에게 귀한 만남의 축복을 허락하셨습니다. 딸에게는 Our Daily Bread (오늘의 양식)에서 25년간 PD로 일하신 미국인 부부가 든든한 멘토가 되어주셨습니다. 졸업식 참석차 방문했을 때 이분들을 만나 깊은 교제를 나누었고, 오늘의 양식 본사를 방문하여 말씀 묵상집이 전 세계로 보내지는 귀한 사역 현장을 직접 둘러볼 수 있었던 것도 큰 은혜였습니다. 아들 역시 크리스천 기업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주일에 공원에서 예배를 드리며 건물 유지비를 선교비로 보내는 특별한 교회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제가 참석한 날에는 케네스 배 선교사님도 방문하여 함께 귀한 교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국 생활이 그렇듯 빠듯한 직장 생활 속에서 아이들이 주님 안에서 참된 자유함을 얻고 교회 생활을 통해 풍성한 코이노니아를 누리기를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 자녀가 주님이 허락하시는 배우자를 만나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번 미국 방문은 저희 부부에게 만남, 그리고 무엇보다 주님의 인도하심과 은혜를 깊이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하는 동역자님들의 중보와 헌신으로 인해 감사드립니다. 

 모라비안 공동체의 발자취를 따라 

미국 방문에 이어, 아내와 함께 참으로 특별한 곳을 다녀왔습니다. 늘 선교 강의 때마다 소개했던 모라
비안 공동체의 발자취를 따라, 진젠도르프 백작이 영주로 있었던 지역을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저희가 현재 살고 있는 폴란드와 독일 국경 부근, 바르샤바에서는 약 500km 떨어진 곳입니다. 

그곳에서 진젠도르프 백작과 그의 가족 묘지, 그리고 모라비안 공동체의 묘지들을 지나며 경건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특히, 24시간 세계 선교를 위해 기도가 끊이지 않았던 기도의 탑에서는 열방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라비안들이 모여 예배를 드렸던, 지금은 새롭게 보수된 예배당에서는 마침 고등학교 졸업식이 열리고 있어 잠시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그곳에 서서 과거 그들이 선교지를 향해 나아가던 삶, 제가 선교 강의에서 늘 나누었던 그들의 열정을 회상하며 깊은 감동에 젖었습니다. 

종교개혁으로 인해 핍박받던 이들이 350km를 걸어 새로운 정착지인 이곳으로 왔고, 진젠도르프 백작은 그들을 기꺼이 받아주었습니다. 그들은 공동생활을 하며 24시간 끊이지 않는 기도로 세계를 품었고, 열방으로 흩어져 선교적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의 헌신적인 삶을 보면서, 저희 역시 각자 주어진 환경 속에서 선교적인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됩니다. 이 특별한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선교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가득했던 단기 선교 

최근에는 저희 부부에게 너무나 감격스럽고 은혜로웠던 단기 선교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래전 오륜교회에서 함께 사역했던 목사님께서 지금은 수영로교회 부목사님으로 계신데, 갑작스레 폴란드로 단기 선교를 와도 되겠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마침 루블린 교회에서 여름에 어린이 캠프와 청소년 사역을 간절히 바라고 있던 터라, 이는 저희 기도의 응답이라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목사님께서 한국에서 단기팀이 오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던 터라, 저희는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이 귀한 만남을 준비했습니다. 

대부분의 교회가 여름 단기 선교를 위해 봄부터 준비하는 것처럼, 이번 단기팀도 많은 준비를 거쳐 부산에서 버스로 인천공항까지,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폴란드에 입국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170km를 달려 루블린에 도착하기까지 거의 24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11명의 팀원들, 한 분의 목사님과 열 분의 여성 집사님, 권사님들로 이루어진 팀이었습니다. 많은 소통을 했지만, 과연 어떤 일들을 이루어내실까 궁금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이 팀을 통해 정말 큰 일들을 행하셨습니다. 


루블린에서는 첫째 날 어린이 캠프를 진행했고, 그 다음 날 저녁에는 청년 집회를 가졌습니다. 매일 맛있는 한국 음식을 주방에서 손수 준비해 주신 집사님들의 헌신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평소 주방에서 섬기시던 분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공연 시간에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변모하여 우크라이나 성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저런 힘들이 있느냐"고 물어왔지만, 집사님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하다", "나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이 하십니다"라고 간증하며 더 큰 은혜와 감동의 시간을 선사했습니다. 언젠가 이 우크라이나 성도들도 직접 단기 선교를 나가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위한 꽃꽂이 강습과 실습이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묻혀있던 여성들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드러나고 회복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가족 초청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와 음식들을 나누며 복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별히 한복을 입고 루블린 올드 광장을 거닐며 K-문화를 통해 복음을 전할 때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빛 교회 청년들은 한국에서 준비해온 전도지와 기념품을 나누며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한국 부채에 '오직 예수'라는 글귀를 적어 나누어주며 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했을 때, 폴란드인과 우크라이나인들이 자기 이름을 한글로 써주는 것을 기념하며 각 가정마다 '오직 예수'의 복음을 간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오직 예수'로 더위마저 물러가는 것 같았습니다. 

국경을 넘어선 사랑과 위로 


이후 바르샤바로 이동하여, 정 선교사님이 미용 봉사로 문을 열게 된 마지막 남은 난민센터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미용 봉사와 함께 한국에서 준비해온 선물과 부채를 나누며 따뜻한 위로를 전했습니다. 전쟁으로 피난하여 힘들게 살고 계신 어르신들에게 "폭풍 속을 걷고 있을 때, 비바람을 마주해야 할 때 그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하나님이 함께 하십니다"라는 찬양을 통해 잠시나마 주님의 위로와 평안을 섬길 수 있었습니다. 어떤 집사님은 이분들의 생활 환경을 보고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흘리시며 주님의 위로가 있기를 기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번 단기팀들의 흘린 땀과 눈물들이 더해져 분명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시간들이 오리라 믿습니다. 

 전쟁의 상흔 속, 선교사님들을 위한 쉼터 


최근 저희 교회에는 또 한 번의 귀한 은혜와 감동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지난주, 저희는 우크라이나 전쟁터 지원을 위한 음식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성도님들께서 직접 정성껏 준비해 오신 음식들을 판매하며 작은 기금을 모았지만, 이 재정을 통해 저희의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속히 전쟁이 끝나 평화로운 땅에서 다시 하나님을 찬양하며 예배할 날을 기대하며 모든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지난 10월 우크라이나 최동부 전선 지역과 가까운 하르키우로 들어갔던 마틴 부부가 저희 예배에 참석하여 귀한 나눔을 전해주었습니다. 평신도 선교사로서 그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청소년 사역을 해온 이야기를 들으며 성도들은 더욱 깊이 함께 기도하고 헌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안전하게 사역하실 수 있도록 뜨겁게 중보했으며, 전쟁과 핍박으로 인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성도들을 위한 뜨거운 기도가  이어졌습니다. 한국 단기팀이 두고 간 선물들도 마틴 부부에게 전달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요즘 우크라이나에 3개월씩 머물다 잠시 피신하여 나오시는 선교사님들을 맞이하며 쉼과 위로의 시간으로 격려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생생한 소식들을 전해 듣곤 합니다. 선교사님들이 3개월마다 폴란드로 넘어오시면 호텔에 머물러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저희는 작은 숙소라도 제공해드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저희가 방 두 칸짜리 집으로 옮겨 이분들을 섬겨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모든 과정 속에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하심이 있으리라 믿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 제목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기도가 절실히 필요한 몇 가지 기도 제목을 나눕니다. 

 * 저희 부부의 사역과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루블린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저와 아내가 맡겨진 사역을 신실하게 감당할 수 있도록 영육 간에 강건함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자녀들의 신앙이 성장하고, 그들의 진로를 인도하시며,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 루블린 센터 오픈과 양육 사역을 위해 기도합니다. 

   루블린에서 센터를 오픈하여 우크라이나 성도들과 청년들을 체계적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가장 적절한 장소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들과의 만남이 지속되고 깊어지며, 말씀 안에서 굳건히 세워지는 귀한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 우크라이나 선교사님들의 안전과 사역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사역하시는 마틴 부부를 비롯한 모든 선교사님들이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안전하게 지내도록 지켜주시옵소서. 주님의 사역을 흔들림 없이 감당하며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열매 맺게 하여 주시옵소서. 

 *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과 회복을 위해 기도합니다. 

   속히 전쟁이 끝나 평화가 우크라이나 땅에 찾아오게 하여 주시옵소서. 고향을 떠나온 모든 이들이 다시 평안한 삶을 되찾고, 재건의 은혜가 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 피난 선교사님들을 위한 쉼터 마련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잠시 피난 오신 선교사님들이 폴란드에서 충분한 쉼과 위로를 얻을 수 있도록 주님께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저희 부부가 그분들을 위한 작은 숙소를 제공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섬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 동유럽 선교사 대회와 여정을 위해 기도합니다. 

   다음 주 체코에서 열리는 동유럽 선교사 대회로 향하는 700km의 여정 가운데, 동행하는 우크라이나 선교사님 부부와 저희 부부에게 안전과 평안을 더하여 주시옵소서. 오륜교회의 귀한 섬김을 통해 모든 선교사님들과 MK들이 영육 간에 깊이 회복되고 충전되는 은혜로운 시간이 되게 하시고, 저희 부부도 파송교회인 오륜교회의 성도님들과 목사님과의 귀한 교제와 나눔을 통해 영적인 풍성함을 경험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2025년8월 폴란들에서 드리는 기도
이 귀한 선교 소식을 접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와 깊은 평안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선교 현장을 향한 뜨거운 마음과 주님의 거룩한 비전을 품고 기도하며 섬기는 여러분의 손길 위에, 하늘의 복이 넘치도록 임하기를 간절히 간구합니다. 물질과 마음으로 이 귀한 사역에 동참하는 모든 발걸음마다 주님께서 친히 동행하시어 아름다운 영적인 열매를 풍성하게 맺게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히 믿음을 지키고 헌신하는 선교사님들을 기억하며 중보하는 여러분의 삶에, 주님이 주시는 참된 기쁨과 감사가 늘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 이 모든 기도와 귀한 헌신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더욱 확장되고, 영광스러운 주님의 이름이 온 세상에 높임을 받으시기를 축복합니다.

 루블린에서 이경옥 정선경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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