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선교편지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역자님들께,
홀로코스트의 깊은 상처와 새로운 희망이 교차하는 이곳 폴란드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크라이나를 향한 선교에 마음을 모으고, 기도와 물질로 헌신하시는 동역자님들의 귀한 섬김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깊은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은 과거의 어둠 속에서 빛났던 이름들을 기억하시고,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동역자님들을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나누고자 합니다.
저희가 머무는 이곳 폴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비극이었던 홀로코스트의 중심지 중 하나였습니다. 바르샤바 곳곳에는 여전히 그날의 총탄 자국과 무너진 흔적들이 남아, 역사의 침묵하는 증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 상상할 수 없는 공포 속에서도 자신의 생명을 걸고 2,500여 명의 유대인 어린이를 구출했던 폴란드의 간호사 이레나 센들러와 같은 ‘열방의 의인들’이 있었습니다. 불의를 외면할 수 없던 양심과 생명의 존엄성을 믿었던 그들의 용기와 이름을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기억하십니다.
이 의인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전쟁을 피해 온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해 기도하며 후원하는 동역자님들의 모습과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과거 생명을 구했던 그 손길처럼, 지금 동역자님들의 기도와 후원은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가장 귀한 손길이 됩니다. 어쩌면 동역자님들의 섬김은 세상에 크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골방에서 드리는 눈물의 기도와 정성껏 구별하여 드리는 헌신을 ‘은밀한 중에 보시는 아버지께서’ 받으시며(마 6:4), 그 섬김을 통해 지금도 놀라운 위로와 회복의 역사를 쓰고 계십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저희 가정 또한 최근 깊이 경험하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지난 5월 10일, 저희 딸 주희가 4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 부부는 처음으로 자녀의 졸업식에 직접 참석하는 감격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선교지에서 태어나 자라준 아이들의 중요한 순간들을 늘 멀리서 영상 통화로 지켜봐야 했던 아쉬움이 컸는데, 졸업 가운을 입고 환하게 웃는 딸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주님께서 저희 부부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주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미국 방문은 저희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을 안겨주었습니다. 바로 9년 만에 아들을 만난 것입니다. 아들은 대학 생활 내내 스스로 생활을 꾸려왔기에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딸의 졸업식 덕분에 사랑하는 아들을 9년 만에 품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훌쩍 커버린 아들의 모습에 감사와 대견함이 교차했습니다. 더욱 감사하게도 딸이 아들이 있는 지역에 취업하여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던 남매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의지하게 되어, 부모로서 가졌던 큰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게 되었습니다.
9년 만에 온 가족이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하고 말씀을 나누는, 다른 이들에게는 평범할 수 있는 크리스천 가정의 일상을 누렸습니다. 주일에는 아들이 다니는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며, 낯선 땅에서도 믿음 안에서 잘 자라준 자녀들의 모습에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렸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채우심에 힘입어, 저희는 다가오는 7월 사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7월 둘째 주에 단기선교팀이 이곳 폴란드를 방문하여,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혼들을 섬길 예정입니다. 이 모든 여정이 저희의 힘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지고, 만나는 모든 영혼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전히 전하는 귀한 시간이 되도록 동역자님의 기도가 간절히 필요합니다.
<7월 단기선교 주요 사역>
청년들을 위한 문화 교류 및 전도 집회폴란드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현지 대학생들과 청년들을 초청하여 '청년 전도 집회'를 엽니다. K-POP, 떡볶이 등 한국의 다채로운 문화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그들의 지친 마음에 즐거운 활기를 불어넣고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우크라이나 가정 방문 및 홈그룹 사역전쟁으로 고향을 떠나 이곳에 정착한 우크라이나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현지 홈그룹 모임에 참여합니다.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적인 필요를 살피며 하나님의 위로를 전하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교회 연합 기도회 및 '우크라이나를 위한 밤'우크라이나 교회 저녁 기도회에 참석하여, 전쟁의 종식과 평화, 이산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함께 부르짖어 기도할 것입니다. 또한, 우크라이나인들과 주변의 폴란드인들을 초청하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밤'을 열어, 복음의 메시지가 담긴 공연과 나눔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자 합니다.
올드타운 문화 노방 전도주일 오후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루블린 올드타운에서 노방전도를 진행합니다. 친근한 한국문화를 매개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자연스러운 만남 속에서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려 합니다.
절망의 시대에 생명을 구했던 이름들을 하나님께서 기억하시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리는 동역자님들의 기도와 헌신을 기억하시고 이처럼 저희 가정에 응답해주셨습니다. 동역자님들의 헌신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이름을 기억하시는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동역자님들의 가정과 삶 가운데 늘 풍성한 은혜로 함께 하시기를 이곳 폴란드에서 간절히 기도합니다.
     
<함께 기도해주세요>
여러분의 기도가 저희 사역의 가장 큰 힘이자 원동력입니다.
1. 우크라이나 땅에 진정한 평화와 회복을 위하여하나님의 강력한 개입으로 전쟁이 속히 종식되고, 상처 입은 이들이 주님의 은혜 안에서 육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온전히 회복되도록 기도해주십시오.
2. 저희 부부의 사역을 위하여저희 부부가 늘 성령으로 충만하여, 잃어버린 한 영혼을 향한 애통함과 예수님의 갈급한 심장으로 맡겨진 사역을 지치지 않고 잘 감당하도록 기도해주십시오.
3. 7월 단기선교팀 사역을 위하여
모든 팀원이 성령으로 충만하여 한마음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준비부터 마치는 순간까지 하나님의 세밀한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을 경험하도록 기도해주십시오.
모든 사역 가운데 지혜와 사랑을 더해주셔서, 만나는 모든 영혼의 마음이 열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구원의 열매가 풍성히 맺어지도록 기도해주십시오.
모든 일정 가운데 팀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주시고, 특별히 장거리 이동과 노방전도 시에 어떠한 사고도 없도록 기도해주십시오.
4. 자녀들을 위하여딸 주희가 새로운 직장인 병원에서 지혜와 사랑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좋은 간호사로 잘 정착하고, 아들 주찬이와 딸 주희 모두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주님과 깊이 동행하며 믿음의 사람으로 든든히 서 가도록 기도해주십시오.
2025년 6월 21일폴란드에서, OOO, OOO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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